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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신간

한국 고시조 영역의 태동과 성장

편∙저자강혜정 분야문화예술 조회수45
형식으로서의 형식이 아닌 문학적 감동으로서의 형식
시조는 그 내용과 형식이 함께 번역되어야 한다. 이것은 결코 손쉽게 이루어지지 않지만, 그렇다고 번역자가 외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정형시로서 시조의 형식은 서정적 전환과 완결이 효과적으로 수행되도록 구조적으로 보장해주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시조가 오랜 역사를 통해 면면히 이어져 오며 문학적 감동을 줄 수 있었던 것은 초, 중장에서 율격적 반복을 통해 정서를 고양시키다가 종장에서 전환시키며 완결 짓는 독특한 형식 덕분이다. 따라서 번역시에서도 이러한 반복과 전환의 미적 구조가 드러나야 한다.
시조를 영시의 형태로 번역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 세기가 넘는 동안 많은 번역자들이 여러 가지 방법을 창출해 냈지만, 서구인들에게 잘 읽히면서 시조의 특성까지 잘 드러내는 번역은 아직 찾기 어렵다. 많은 번역자들이 6행시를 선호하여 마치 6행시가 영역 시조의 전범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시조의 3장 6구를 바탕으로 한 6행시는 각 행의 길이가 적당하여 영시로 볼 때도 큰 무리가 없다. 하지만 6행시에는 시조의 형식적 특성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영어권 독자들에게 시조를 6행시로 오해하게 만들 소지도 있기에 만족스러운 형태라고 보기 어렵다.
영어와 한국어의 언어적 특성이 다르며, 시조와 영시의 형식이 다르기에 완벽한 번역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역 시조의 형식을 마련하는 것은 시조 번역의 시작이며 핵심이기에 포기할 수 없다.

출처: 교보문고
전문가정보 DB 관리자
소속 : 국회도서관
등록 : 2024.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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