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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신간

빌둥에서 배운다

편∙저자레네 레이첼 안데르센 저자(글) · 이원준 번역 분야교육 조회수89

- 빌둥(Bildung)이란 무엇인가
빌둥(Bildung)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도덕적, 정서적 성숙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개인이 사회에서 번영하는 데 필요한 교육을 받고 지식을 갖는 것이기도 하다. 자기 삶의 길을 개척할 자율성을 가지는 동시에 문화와 공동체에 깊이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따라서 빌둥은 항상 개인적이고 독특하다.
빌둥은 영어에는 없는 독일 단어로 우리에게는 아직 낯설게 다가온다. 1770년대부터 독일 철학자들은 내면 발달의 세속적 형태로서 빌둥을 탐구했고, 빌둥은 부르주아지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다.
1830년대에 덴마크의 한 목사는 부르주아지 계층을 넘어서 농민에게도 빌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새로운 종류의 학교인 폴케호이스콜레(folkehøjskole)를 구상했다. 1851년 덴마크 교사인 크리스텐콜드(Christen Kold)는 젊은 농부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깨우치도록 가르치는 방법을 알아냈다. 콜드는 자신이 세운 폴케호이스콜레에서 농부들에게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질문을 하도록 했다. 먼저 이렇게 관심을 끈 다음에 새로운 농업 기술, 과학, 철학, 역사, 종교, 문학, 예술, 경제 이론, 정치 등을 가르쳤다.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는 1860년대 덴마크의 폴케호이스콜레를 도입했다. 이로 인해 1900년경에 이르러 북유럽 국가의 많은 젊은이들의 기술과 사고력은 크게 향상되었으며, 유럽에서 가장 가난했던 북유럽 국가들이 가장 부유한 국가들로 변화하였다. 빌둥에 기반한 이러한 발전은 북유럽 국가들이 농업 봉건 사회에서 근대의 민주적이며 산업화된 민족 국가로 평화롭게 이행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오늘날 우리는 디지털화, 세계화, 코로나 및 환경 변화 등으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고, 이러한 21세기를 위해 빌둥이 필요하다. 이 책은 빌둥으로 새로운 도전에 현명하게 대응하는 것이 어떤 모습일지 탐구하면서 끝을 맺는다.

- 왜 지금 빌둥이 필요할까
우리는 테크놀로지와 경제적 인프라를 구축하여 전 세계를 연결했지만, 이해력, 의식, 책임감, 양심으로 표현되는 정신을 고양하는 것은 잊었다. 인간 지식의 핵심과 최전선에 무엇이 있는지 공부하고 배우고 가르치는 일을 잊었다. 생각하는 것을 잊었고, 자신이 세계적으로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었으며 생명을 보호하는 일도 잊었다. 또한 우리 자신을 자연의 일부로 인식하는 것도 망각하였다. 지구 자원을 겸손과 존중의 마음으로 대하라는 다양한 영적 전통을 무시하였다. 우리는 지구를 물려받았지만 자원을 아껴 써야 하는 역할도 다하지 못했다. 지금 우리는 지구를 정원처럼 가꾸어야 하는 정원사이다. 그러나 그 역할 역시 잘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충분한 지식, 제때 적절하게 행동할 수 있는 정서적 성숙, ‘어떻게’와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수양과 도야(陶冶)의 과정은 모두 독일어 단어인 ‘빌둥’으로 요약된다.
하나의 생명체 종(種)로서의 인류는 현재 기후 변화, 생명체의 대량 멸종, 감시 자본주의, 인공 지능(AI), 테러리즘, 심화하는 불평등, 금융위기 등과 더불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으로 인한 실존적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빌둥을 대규모로 빠르게 확산시켜야 한다.
우리는 몇 달 사이에 재난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경험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목격한 첫 번째 세대이다. 그러나 이런 도전 과제를 미해결 상태로 다음 세대에게 그냥 떠넘길 수는 없다. 우리 세대는 모든 인류를 위해 미래를 재정의해야 한다. 오늘 우리가 정치와 테크놀로지에 대해 어떠한 선택을 내리는지에 따라 미래 세대가 살아갈 기후, 생태계의 안위, 테크놀로지 인프라가 달라질 것이다. 미래 세대들의 삶의 질, 번영, 자유의 수준은 우리 손에 달려 있다. 모두 우리의 책임이다. 만약 우리가 사람들의 행동을 규제하기 위해 모든 곳에서 지속적인 감시를 실행하기로 했다면, 다음 세대는 감시를 당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우리가 계속 감시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우리는 미래 세대에게 자유, 책임,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그들에게 자유를 허용할지 말지는 우리 선택에 달려 있다. 자연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자연을 파괴하면 망가진 지구를, 자연을 보호하면 자연을 보호할 책임을 미래 세대에 넘겨주는 것이다.
우리는 자유, 책임 및 녹색 지구를 훼손하지 않고 성숙하게 대응할 수 있다. 자신을 자연의 통합적 일부로 이해한다면, 성숙한 책임 의식을 가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빌둥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 로마 클럽의 핵심 보고서
이 책은 로마 클럽의 보고서로 채택되었다. 인류가 본질적인 것에 다시 집중하고 평생 학습, 교육 및 사고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도록 도우면서 동시에 많은 생각을 하도록 하는 안내서이다. 개인 발달, 학습 및 집단 문화 사이의 복잡한 상호 작용을 쉽게 이해하도록 발달 심리학과 빌둥을 심층적으로 비교 분석한 내용을 풍성하게 담았다. 이 책이 덴마크를 중심으로 지역적, 유럽적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지만, 글로벌한 넓은 시야와 큰 꿈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여기에서 ‘빌둥(Bildung)’은 공유된 문화적 가치 체계 내에서 개인이 자기 주도(self-authoring) 단계로 발전하는 과정과 이 발전 과정에 필요한 도구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제시되고 있다. 발달 심리의 자기 주도 단계는 한 개인이 자신의 고유한 개성을 표현하고 자신감과 책임감 있는 시민으로 기능하는 인간 발달의 단계에 해당한다. 그리고 저자는 다양성 내에서 통합을 이루고 우리가 속한 자연을 인류의 보금자리로 만들기 위해 ‘빌둥로즈(Bildung Rose)’의 개념을 제안한다.
인류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나고 미래의 팬데믹과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더욱 강한 회복력(resilience)과 연대 정신을 갖춘 공동체로 진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빌둥이 가지고 있는 통합적 힘을 더욱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빌둥, 소속의 원(Circles of Belonging) 및 빌둥로즈 등의 개념은 새로운 종류의 국가 정체성의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이 새로운 국가 정체성은 ‘자아’, ‘민족성’ 및 ‘공동체’를 개별적으로 보는 대신에 유기적으로 연결된, 전체를 구성하는 구성 요소로 바라보는 전체론적 관점이 담겨 있다. 이 새로운 정체성은 오늘날의 극단주의적 민족주의나 포퓰리즘과는 달리, 모든 문화와 사고를 수용하는 자애롭고 자부심이 넘치는 소속감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 책은 지식 교환, 교육 및 평생 학습을 공동체, 국가, 글로벌의 복합적인 차원에 걸쳐 어떻게 하면 경제와 정치가 유기적, 통합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을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출처: 교보문고

전문가정보 DB 관리자
소속 : 국회도서관
등록 : 2023. 0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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